터키는 꽃가루가 날리는 봄날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집밖도 못나가고 방구석에서 운동했다가 넷플릭스 봤다가 그러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연 9개월차 까지 무엇을 하면서 견뎌냈는지에 대해 더욱더 주관적인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담배하나 안필려고 벌려놓은 일이 몇개인지.. 가끔은 다시 흡연을 하는게..
어린아이와 같이 새로운 놀이를 하며 푹빠져 사는것도 얼마나 좋은 금연 방법인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부작용이 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걸 하지 않으면 무기력해집니다..
중독은 또 다른 중독으로
볼링
중독성 (5/5)
재미 (5/5)
흡연 대체 취미 적합성(4/5)
담배도 끊고 잡생각도 날릴겸 찾아간 볼링장 입니다. 지인으로부터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담배생각이 잦아들지 않을까라는 말에 당장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터키도 볼링장에서는 금연이기에 선택했습니다.
첫날 여자친구와 3게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머릿속에 계속 하나 넘기지 못한 핀이 떠올라 잠을 설쳤습니다. 다음날 또 찾아갔습니다. 손톱이 깨졌지만 10핀 모두 날려버릴때 그 쾌감에 젖어들어 아무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올바른 자세도 모른채 볼링을 했더니 손목도 아프고 팔도 뻐근했습니다.
또 찾아갔습니다. 볼링 때문에 담배는 전혀 생각도 안나고 아주 제대로 중독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볼링자세도 보고 배우고 스텝도 연습한다고 시간가는지 모르고 2달을 보냈습니다. 최고점 181점까지 도달했을때 지갑은 눈에띄게 비어있었고, 멘탈은 흡사 금연 2주차와 같이 매우 예민해 점수가 좀 안나온다싶으면 스트레스까지 받게되었습니다. 많이 위험한 취미였습니다. 스트레스가 유지되었다간 금연 실패로 이어질꺼같아 차분히 다시 생각을 했습니다. '담배끊을라고 시작했는데..'라는걸 다시 인지한 그때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맥주한잔 하면서 즐기는것으로 끝냈습니다. 잡생각을 볼링공과 함께 날려버리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잘못생각했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중독성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면 덕분에 2달간 담배 생각없이 잘 버틴거 같습니다. 적절히 '즐긴다'라는 마음으로 임하시면 매우 훌륭한 금연대처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드
중독성 (4/5)
재미 (5/5)
흡연 대체 취미 적합성(4/5)
볼링으로 부터 벗어나니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는 무렵이 되었습니다. 이 때 한참 롱보드라고 일반 스케이트 보드보다 좀더 길쭉하고 바퀴가 굴어 타고다니기 좋은 보드로 인기몰이를 할 때였습니다. 여자친구가 먼저 관심을 갖게되어 저도 같이 구매하였습니다. 터키 앙카라의 장점은 공원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스포츠용품 매장 데카트론(Dacathlon)에서 보드를 사고 공원에가서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은근히 운동도 되고 시원한 바람에 좀 타다 풀밭에 누워 잠도 자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며 적당한 재미까지 있어서 금연 대체 취미로는 딱 이였습니다. 이것도 2달간 재밋게 즐겼습니다. 날이 추워져 자동적으로 창고행이 되었지만, 가성비 좋은 취미였습니다. 이제 봄날이니 창고에서 다시 꺼내야겠습니다.
미술활동
중독성 (2/5)
재미 (3/5)
흡연 대체 취미 적합성(4/5)
7살때 미술학원을 다녔습니다. 8살때 관두었습니다. 그 이후로 학교가 아닌 집에서 그림을 그린건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날이 추워지고 날씨도 매일 우중충하여 집에만 있는날이 많아졌습니다. 여자친구가 뜬금없이 캔버스를 사왔습니다. 심심하지 않게 그림이나 그려보자고.. 사실, 스케치북에나 그렸지 캔버스는 처음이였습니다. 망치면 어쩌지.. 조마조마 하면서도 마치 화가가 된것같은 캔버스를 보고 있자니 흥미가 생겼습니다. 여름에 다녀왔던 곳, 터키의 맑은 하늘을 그려내기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절망적이였습니다. 뇌에서는 이미 초현실주의 그림인데 캔버스엔 계속해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음악을 들으며 차를마시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기에 좋은 취미였습니다. 마음을 비울수있는 좋은 취미였습니다.(애초에 잘그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비싼 아크릴 물감으로 낙서를 하긴 했지만요..
넷플릭스, PS4
중독성 (5/5)
재미 (5/5)
흡연 대체 취미 적합성(1/5)
가만히 앉아서 시청하는 넷플릭스, 손가락만 움직이는 플레이스테이션.. 중독성도 뛰어나고 재미도 있지만 흡연을 대체하는 취미로는 좋지 않습니다. 사람은 몸을 움직여야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물론, 명상을 한다던가 음악을 듣는다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멍하니 앉아 있는 이 두가지 취미는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나는 절제가 가능하다라고 하시는분들은 가능하겠지만 저처럼 쉽게 중독되어 절제를 하지 못하는 분들은 비추천입니다. 실제로 저번 금연때 플스에 미쳐서 살았었는데 다음과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조금만 더 라는 생각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절제력을 잃었습니다.
몸이 둔해지고 눈이 피로해진다->활동량이 줄어든다->체중이늘어난다->만사귀찮아진다->정신이 피폐해진다->부정적인생각 누적->금연실패
담배생각을 잊어버리기위해 제가 즐겼던 취미였습니다. 사람마다 관심있는 분야가 다 다르다보니 제가 설명한 취미들을 강력하게 추천하진 않습니다. 단지, 흡연욕구로 부터 멀어지기 위한 방법으로 '중독성이 강한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관심분야의 취미를 선택하셔서 흡연 충동으로부터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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