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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터키 생활기
터키생활

민트부터 깻잎까지 우리집 작업장 소개

by MOmO's bro 2020. 5. 11.

 해외생활을 하면서부터 새로운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한국의 채소 과일 음식에 대한 애착이 생겨 뭐든지 내 손으로 재배하자라는 취미입니다. 처음에는 놀고 있는 텃밭에 재미 삼아 한국에서 가져온 깻잎을 심었는데 싹이 트고, 떡잎이 나오고, 떡잎이 떨어지고 깻잎이 나오는걸 매일매일 지켜보는데 이것이 '농부의 행복'싶더라고요. 어릴 쩍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힘들고 고되다고 하시면서도 농사일을 계속하셨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뿌듯한? 행복한 감정들이 아닐까요? 생계를 위한 것도 있으셨겠지만, 내 손으로 내가 심은 것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걸 보고 기뻐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한번쯤은 소개와 자랑을 하고 싶었습니다.ㅎㅎ

뒷마당 소개

 

 

이 사진은 3월에 찍었습니다.

 

 

1층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ㅎㅎ. 집 뒤편에 사진과 같이 독립적인 텃밭이 있습니다. 고양이들도 왕래하고, 흙 밑에 지렁이들도 꿈틀대고, 벌과 파리들이 공존하는 살아 숨 쉬는 밭입니다. 8-9평 정도 되는 아담한 사이즈의 텃밭입니다. 처음에 이사 올 때는 아주 난장판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땅을 갈아엎고 잡초를 제거하고 나니, 조금은 정돈되었습니다.

 

1. 최장수 식물-민트

 

 

 생존력이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한겨울 눈이 줄기 끝까지 덮여있어서 이제는 시들겠구나 싶었는데.. 그걸 견뎌내고 2년 차 인생을 살고 있는 민트입니다. 키웠다는 말이 무색하게 혼자서 쑥쑥 잘 커준 고마운 민트입니다. 점점 줄기를 확장해 나가는데.. 이러다 민트 밭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2. 가성비 최고-파

 

 

코로나 덕분에 재배를 시작한 파입니다. 이동이 제한적이고, 사람들이 몰리는 마트 역시 꺼려졌기 때문에 자급자족을 계획하며 심었습니다. 파를 사서 뿌리 부분만 심었는데 잘 자랍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잘라서 씁니다. 100% 무농약이라 해서 맛이 다른 건 모르겠습니다ㅎㅎ.

 

3. 재배하기 힘든 부추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 부산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죠. 부추입니다. 터키에는 부추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추 씨앗도 한국에서 주문하여 심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잘 자라지 않더라고요. 사진에 보이는 부분의 5배의 달하는 곳에 씨앗을 뿌렸는데 자란 건 고작 저 일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잡초랑 헷갈려서 많이 뽑아 버렸었는데, 이제는 분류 방법을 터득해 부추를 잘 보호해주고 있습니다. 

 

4. ROKA- 아루 굴라

 

 

 

터키어로는 로 카라고 부르는 십자화과 채소입니다. 터키의 생선 음식점에서 무조건 나오는 채소중 하나입니다. 해산물과 곁들여 먹기에 최고의 채소입니다.(삼겹살 깻잎처럼..) 루꼴라, 아루 굴라, 로켓샐러드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 채소는 잎이 부드럽고 향이 좋기 때문에 자주 먹는 채소입니다. 우연히 마트에서 씨앗을 판매하길래 구입해서 뿌렸더니.. 100% 생존하여 전부 새싹이 올라왔습니다.

 

5. 몇 안 되는 2세대-깻잎

 

 

잡초보다 생존력이 강할 줄 누가 알아겠습니까! 정말 너무 잘 자라줘서 고마운 깻잎입니다. 작년에도 10월까지 무수히 많은 깻잎을 주고 꽃을 피워 사라진 깻잎이 올해도 변함없이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깻잎에 꽃이 지고 나니 씨앗들이 마른 꽃봉오리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걸 2월쯤에 다시 밭에 털어주었는데 놀랄 만큼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터키에서 깻잎 걱정은 이제 없습니다. 깨를 털면서 씨앗이 여기저기 뿌려졌는지.. 여기저기서 깻잎이 자라고 있습니다.ㅎㅎ

 

6. 무

 

 

 

무가 나올 거라곤 생각을 안 했습니다. 가을부터 키워 깜빡? 하고 겨울을 보낸 튼튼한 무입니다. 잎과 줄기는 거의 70cm가량 쭉쭉 뻗어 나왔는데 무는 정말 3cm도 안될 정도로 자랐더라고요.. 부드러운 잎만 뽑아 먹고 나머진 다 폐기하였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3 뿌리 정도는 남겨두었는데 보답으로 꽃을 활짝 피워주었습니다. 터키에서 무꽃을 보게 될 줄이야..ㅎ

 

7. 올리브나무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개량품종의 올리브 나무입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지금 사진에서 보시는 크기가 다 자란 크기라고 합니다. 멋도 모르고 이쁘다고 집안에서 키웠었는데, 이제는 좀 자유롭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밭에다 심었습니다. 지붕 뚫을 정도로 자라도 좋으니 무럭무럭 컸으면 좋겠습니다.

 

8. 배추꽃

 

 

 

작년 배추농사를 반타작?으로 날려먹고 다 뽑았는데 어느새 꽃이 피었습니다. 무꽃을 비롯해 배추꽃 역시 보기 힘든 장면이라 한 컷 찍어두었습니다.

 

9. 괴물 양파

 

 

 

집에 보관 중이었던 양파에서 싹 이나기 시작해 호기심에 땅에 묻어두었는데.. 무서울 정도로 자라나고 있는 양파입니다.. 저걸 어떻게 먹어야 될지 몰라서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너무 잘 자랍니다..

 

10. 체리나무

 

 

 

아직 한 번도 열매를 맺지 않았습니다.. 3년째 성장 중인 뒷마당에서 제일 큰 체리나무입니다. 이번 봄에도 꽃이 활짝 피고 졌는데, 과연.. 올해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ㅎ 고양이들이 발톱으로 나무 가지를 긁어놓아서 좀 걱정입니다.. 

 

11. 장미

 

 

 

 

새 빨간색의 장미와 연분홍색의 장미 나무?입니다. 아주 튼실합니다.. 자기도 자신이 이쁜 줄 아는 걸까요? 1년을 꼬박 기다리게 하네요. 계속해서 가지들만 늘어나는데, 이러다 옆집까지 뻗어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조만간 꽃이 필꺼같아보입니다. 꽃이 피면 다시 한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적다 보니 11개나 되었네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뒷마당 소개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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