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수도 앙카라는 모두가 하나같이 '따분한 도시'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바다나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호수 2-3개? 가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공공기관과 쇼핑몰이 전부입니다. 행정도시이기에 수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별 볼일 없는 도시입니다. 혹시나 여행 계획에서 앙카라가 있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부정적이였나요? 이제 조금 긍정적인 부분도 설명하겠습니다. 앙카라는 공원이 엄청 많습니다. 터키 전 지역 비교 불가 정도로 집 앞에도 공원 집 뒤에도 공원입니다. 이거 하나는 정말 좋은 거 같습니다. 인스턴트 자연?이지만, 산책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앙카라에 살면서 깨닫습니다. 오늘은 집앞 공원 내일은 집뒤 공원 날마다 산책을 하는데 정말 걷는다는 게 건강도 건강이지만, 조용한 공원에서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시간들은 내일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좋은 원동력이 됩니다.
계속 쓰다간 이야기가 산으로 가겠습니다ㅎㅎ..
아무튼, 공원많은 도시 앙카라에서 지중해식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주로 저는 한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외식을 자주 하는편이 아닌데, 외식을 한다면 꼭 들리는 식당입니다. 평일도 주말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는 작은 동네 식당입니다. 한동안 금연때문에 괜히 옆테이블 담배냄새에 마음이 흔들릴까 싶어서 아예 외식을 끊었다가 이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러 밖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ㅎㅎ 이 식당의 장점은 외부에서 술을 사들고 가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라크(터키술)한병 씩은 들고 입장을 합니다.
식당내부도 찍고 싶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동양인을 보는 시선이 좋지 않은 관계로 자리에 앉아 먹는 음식 사진만 찍었습니다.
샐러드와 요거트
어떤 식당을 가던 샐러드는 존재합니다. 그리고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각종 채소위에 올리브유를 곁들입니다. 한국에서 생활할 때만해도 도대체 왜 샐러드를 먹는가 싶었는데 저도 터키 생활이 적응되었는지 이제 샐러드가 제일 맛있는 메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메인요리에 채소가 없기때문에 샐러드로 채소를 섭취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샐러드가 신선하지 않은 음식점은 요리 역시 맛이없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터키 여행오셔서 처음가보는 식당을 고르실때 사람들이 먹고있는 샐러드의 상태를 한번 체크하시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른쪽사진은 술안주로 매우 좋은 매운고추 요거트 입니다. 요거트가?? 라는 분들 많이 있을 겁니다. 터키의 대부분 요리에는 요거트가 함께있습니다. 심지어 케밥 옆에도 요거트가 있죠. 저도 당연히 처음에는 엄청난 충격이였습니다. '도대체 왜 밥상머리에 요거트가 있는거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요거트는 간식이라면, 터키에서는 반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주에 고갈비와 미역국이 있듯이 라크에도 생선요리와 요거트가 있습니다. 고추 기름이 나올때까지 볶은 고추를 요거트에 잘 섞어 주는데, 설명하기가 참 힘드네요.. 라크와 매우 잘 맞는 안주라고만 하겠습니다.ㅎㅎ
라크-김치전은 막걸리, 해산물은 라크!
처음 마시면 알콜에 크레파스를 갈아 넣은 맛? 또는 어릴적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시럽약에 알콜을 넣은 오묘한 맛입니다. 그래서 저도 한동안 마시지 않았는데 이 향에 적응 하고 나면, 정말 멋진 술입니다. 목넘김과 함께 향이 올라오는데 멋집니다. 와인을 만들때 걸러낸 포도껍질등을 모아 다시 양조한것이 라크라고 합니다. 아니스(미나리과 초본식물)라는 식물의 씨를 첨가하여서 향을 만든다고 합니다. 움짤과 같이 물을 첨가하기 전에는 그냥 투명색이지만 물을 넣는 순간 뿌연 흰색으로 변하게됩니다. 해산물과의 조합이 매우 좋은 술입니다. 그리스 술 '우조'와 비슷 합니다. 라크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어 돌판요리, 새우튀김, 새우 감바스
메인요리입니다. 먼저, 문어다리 한쪽을 댕강 짤라서 돌판위에 각종 향신료와 마가린, 그리고 기름을 넣어 쎈불에 가열한 문어돌판요리 입니다. 종업원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음식의 이름이 없다고 해서 그냥 문어돌판요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터키 해산물 레스토랑에서는 정해진 메뉴도 있지만 한국 포장마차? 같이 재료를 선택하고 알아서 잘 요리해줘~ 라고 하면 요리사가 그에 맞춰 잘 해옵니다. 터키에서 문어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식재료 중 하나인데, 정말.. 꼭 한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문어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매콤한 고추기름과 고소한 마가린, 여러가지 맛과 향을 느끼게 하는 향신료의 조합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새우튀김은 뭐 딱히 다들 잘 알고 계시는 그 새우 튀김입니다. 에피타이저에 가까운데 메인요리와 같이 서빙이 되어서 함께 먹었습니다. 새우튀김 옆에 깔린 애들은 생선살과 야채를 섞어 기름에 튀긴 고로케 같은 녀석입니다. 칠리소스와 곁들어 먹는 새우튀김의 맛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맛 보셨을 일반적인 새우튀김 그맛 입니다ㅋㅋ 이 메뉴는 딱히 특이점없이 무난한 맛이였습니다.
새우 규베치(감바스) 역시 에피타이져 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호밀빵을 제공합니다. 규베치 소스? 기름을 빵에 발라먹으면 완전 빵도둑입니다.. 그래서 메인 메뉴없이 안주 구성으로도 든든한 한끼가 됩니다. (감바스) 역시 에피타이져 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호밀빵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메인 메뉴없이 안주 구성으로도 든든한 한끼가 됩니다. 규베치는 고추기름,마늘,마가린,파슬리,후추..를 넣어 만든 요리입니다. 지글지글끓는게 눈요기도 되고 끓으면서 나는 향이 고소합니다. 항상 시키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배터지게 잘 먹고 라크도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오니 오랜만에 즐거운 외식 이였습니다. 소주는 2잔만 먹어도 취하는데 라크는 왠지모르게 계속 마시게 되는걸 보니 터키가 제 삶의 터전이 맞는거 같습니다.
터키 여행 오신다면 한번쯤은 지중해식 해산물요리와 라크 한잔 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종종 터키음식과 재밋는 터키 문화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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